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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하르키우

우크라이나 북동부에 있는 제2의 도시 하르키우는 한국인에게 낯선 도시다. 유서 깊은 수도 키이우와 직항로가 연결돼 있지 않았던 만큼, 넘버 투 도시가 생소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 “우리와 아무 관계 없는 지구 반대편 나라”라고 했던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는 한국과 인연이 전혀 없는 곳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유일의 고려인 학교가 이곳에 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은 총 3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한 이들과 그들의 후손이다. 하르키우가 6·25 전쟁 초기 국군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T-34’ 전차의 주요 생산기지였다는 점에서 악연도 있던 곳이다.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의 삶만큼이나 하르키우란 도시도 근·현대사에서 부침이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소련과 나치독일은 이 도시에서만 네 차례나 대규모 공방전을 벌였다. 규모가 컸던 건 1942년과 1943년 전투다.     1942년 소련은 쾌속 진격하던 독일군을 막아내기 위해 하르키우에서 선공했지만, 결국 독일군의 역습에 무너졌다. 하르키우를 빼앗긴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볼고그라드)까지 밀렸다.   1943년에는 소련이 공격에 나섰다.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군 40만 명을 포로로 잡은 소련이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소련이 하르키우까지 진격해 오길 기다렸다가 역습에 나섰다. 소련의 진격은 늦춰졌다. 여러 차례 공방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하르키우는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하르키우는 소련이 해체된 뒤에도 정치적 혼란기를 겪었다. 2014년 유로마이단(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을 요구한 시위) 당시 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하르키우는 친러파와 친서방파의 대결 정국에서 친러 정치인 야누코비치의 지지 기반이기도 했다. 러시아 국경까지 불과 50㎞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러시아계 시민도 다수 거주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하르키우는 또 한 번 화마에 휩싸였다. 전쟁 초기부터 하르키우 대학교와 시청사 등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을 당했다. 석 달째 치열한 전투 끝에 우크라이나 당국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냈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국경까지 도달한 군인들이 “우리가 해냈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하르키우가 평화를 찾길 기원한다.     한영익 / 한국 중앙일보 정치에디터J네트워크 우크라이나 고려인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북동부

2022-05-21

감옥서 실업수당 사기친 일당 체포

국토안보부(DHS)가 코로나19팬데믹기간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확대 제공한 실업수당을 불법으로 신청해 받아온 일당 13명을 체포, 기소됐다.   20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실(HSI) 경제범죄단속팀은 LA와 샌버나디노 지역에 거주하는 사기범 13명을 전산 사기 및 은행법 위반, 신분도용 등 총 39건의 혐의로 체포, 기소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들이 연방 정부가 긴급 제공한 구호기금을 사기 친 만큼 이례적으로 직접 수사에 나섰으며 LA에 이어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I에 따르면 이번 사기 행각은 지난 2020년 하반기에 주범 나탈리 르데몰라(37)와 칼를레샤 네오샤(32)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수사 결과 특히 사기를 벌인 주범은 감옥에서 알게 된 수감자들의 이름을 도용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200만 달러가 넘는 실업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이름과 소셜시큐리티번호, 생년월일을 사용해 실업수당을 허위로 청구한 후 주 정부가 발급하는 은행 현금카드(ATM)를 통해 현금화시켰다.   이번 사건의 주범 르데몰라는 지난 2005년 1급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던 중 공범 혐의로 같이 복역하던 네오샤가 지난 2020년 가석방돼 풀려나자 감옥에서 다른 수감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이 같은 범죄 활동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LA 연방지검 기소장에 따르면 네오샤와 사기 일당 총 13명이 주 정부에 허위로 신청한 실업수당 건수는 150건이 넘는다. 이들은 실업수당을 받는 대로 은행 현금카드를 이용해 현금화해 사용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이 혐의를 인정할 경우 건당 최대 20년 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장연화 기자실업수당 감옥 일당 체포 실업수당 건수 일당 13명

2022-05-20

존 이 "카루소 LA 시장후보 공식지지"

존 이 LA 시의원(12지구)이 릭 카루소 LA 시장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이 시의원은 20일 LA한인타운 콘체르토 레스토랑에서 열린 아태계 카루소 후보 지지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스리지, 채츠워스, 포터랜치, 그라나다힐스, 노스힐스, 셔우드 포레스트, 웨스트힐스 지역을 관할하는 이 의원은 “시의회에서 경찰예산 삭감을 반대한 2명 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릭 카루소 LA 시장 후보 지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카루소가 공권력 강화와 범죄 척결에 앞장설 시장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수천여 일자리를 창출한 사업가로서, LA경찰위원장 출신으로서, 수도전력국 위원장으로서 LA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리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루소 후보는 “이 의원 지지를 받아 자랑스럽다. 그와 함께 힘을 합쳐 LA시를 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LA시 범죄가 급증하면서 한인사회도 큰 임팩트가 있었다”며 “여러분이 돕는다면 노숙자와 범죄급증 등 산적한 LA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조 부스카이노 LA시의원(15지구), 강일한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이창엽 코리아타운 아트&레크리에이션센터(K-ARC) 위원장을 비롯해 중국계와 태국계 상공회의소 회장 등 아태계 리더들도 함께 카루소 지지 뜻을 밝혔다.  원용석 기자시장후보 공식지지 카루소 후보 아태계 카루소 카루소 la

2022-05-20

"먼저 간 친구 생각하며 최선"…종합우승 리라 초등

“4년 전 유명을 달리한 친구를 떠올리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역사와 전통의 중앙일보 동창회 골프 챔피언십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리라 초등학교 선수단이 밝힌 우승 소감이다.      멤버는 신상길, 김일량, 김종한, 박도겸 선수. 이날 성적은 합계 235타(최고 성적 3인 합산)로 237타를 기록한 중앙대부속 고등학교를 2타 차로 제쳤다.       팀 캡틴 김종한씨는 “2015년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라며 “팀원들 실력이 평준화 되어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연습했는데 우승을 차지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라 초등학교 골프팀은 아픔이 있다. 4년 전 간판선수를 잃었기 때문이다. 김종한 캡틴은 “우리 동문 중 골프를 가장 잘 친 선수(고 손정우)가 있었는데 3년 전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7년 전 우승을 이끌었던 동문이었다. 이후 동창회 골프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팀원들은 다 같이 그 친구를 떠올리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고 손정우씨는 리라 초등학교 동문회장도 역임했다고 한다.     리라 초등학교는 한국 빙상계의 명문 학교다.  한국 빙상계의 간판선수들이 대부분 리라 출신이다. 김 캡틴은 “후배 중 LPGA의 골프 여왕 출신 박지은 선수도 있다”고 자랑했다.   리라 초등학교는 학교법인 리라학원이 1965년 설립한 사립 초등학교로 노란 교복이 상징이다.     학교 교훈은 ‘성실하고 명랑한 어린이’다. 원용석 기자골프 종합우승 초등학교 선수단 초등학교 동문회장 사립 초등학교

2022-05-20

구멍나고…부서지고…튀어나오고

LA시 인도를 걷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는 피해사례는 계속되지만 보수작업은 한없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 전역에서 인도를 고쳐 달라는 민원만 5만 건이나 적체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NBC4 탐사보도팀은 형편없는 LA 전역 거리 인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뉴스는 LA한인타운, 사우스LA, 핸콕파크, 웨스트LA 등 지역과 상관없이 인도 곳곳이 엉망이라고 전했다.     LA한인타운도 예외가 아니다. 도로변과 주택가 인도 가릴 것 없이 인도를 덮은 시멘트가 부서지거나 돌출돼 있다. 가로수가 오래된 지역일수록 인도 바닥 시멘트가 뿌리에 밀려 나온 곳이 많다. 시멘트 포장 상태가 엉망이 돼 싱크홀처럼 구멍 뚫린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엉망인 인도 상태는 무엇보다 ‘상해’ 안전사고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를 산책하는 사람이 돌출 부위에 걸려 넘어지면서 골절사고를 당하고, 길을 걷던 시니어가 시멘트가 꺼진 인도를 밟아 다치는 사고는 흔하다. 형편없는 인도를 피해 도로로 우회하다 교통사고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제 LA시의회는 수년 동안 인도 안전사고 관련 소송을 당해 한 해 평균 700만 달러의 세금을 합의금으로 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도 개보수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이다. LA시 공공사업부에 따르면 현재 접수한 인도 불만 및 개보수 작업 관련 민원만 5만 건이 적체돼 있다. 하지만 시가 책정한 개보수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실제 해결되는 민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LA시의회는 지난 2016년 향후 30년 동안 14억 달러를 인도 개보수 예산으로 책정했지만 론 갤퍼린 LA시 감사국장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개보수 작업을 끝내려면 500년이 걸릴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LA시는 수년째 반복되는 인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소유주 책임을 강화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택 소유주들의 반발이 커서 실제 시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 예로 패서디나시의 경우 건물주가 주택이나 건물을 팔기 전에 인도 보수를 의무화했다. 그 결과 패서디나시 주택단지 인도는 부서지거나 돌출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패서디나시 공공사업부의 토니 올모스 국장은 “주택 소유주가 시에 인도 개보수 비용을 내거나 직접 인도 공사를 할 수 있다”며 “인도를 안전하게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UCLA 도시개발학과의 돈 쇼업 교수는 “주택 소유주가 집을 팔 때 집 앞 인도 보수를 의무화하는 시 조례안이 제정되면 커뮤니티 인도 상태 개선 및 삶의 질 개선도 가능하다”며 “집 주인이 집을 파는 시점에는 부동산 가치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배상비 인도 주택 소유주들 인도 개보수 주택가 인도

2022-05-20

LA 대중교통 마스크 연장…LA카운티 착용 의무화

LA카운티 보건 당국이 20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보건 당국이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에 따라 내달 22일까지 버스, 기차와 택시, 우버, 리프트 등 차량 호출 서비스 이용객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버스정류장을 포함한 LA국제공항(LAX)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2세 이상은 대중교통 이용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보건국 바버러 페러 국장은 “만약 LA카운티의 코로나 전염률이 인구 10만 명 당 50명 미만(주당)으로 내려간다면 30일이 되기 전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색깔로 규정한 위험도 기준과 관련, LA카운티는 지난 19일 현재 코로나 위험도를 ‘그린(낮음)’에서 ‘옐로우(중간)’로 변경했다.   LA카운티에서 20일 발생한 일일 확진자는 3180명이다. 현재 LA카운티에서는 16일(8137명), 17일(2233명), 18일(4384명), 19일(4725명) 등 연일 수천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LA카운티에서는 연방법원의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판결에도 지난달 22일 마스크 착용을 한 달간 의무화했다. 장열 기자대중교통 la카운티 대중교통 마스크 la카운티 착용 마스크 착용

2022-05-20

한국 간 바이든 경호원 한국인 폭행으로 송환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 업무 관련 직원 2명이 한국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한국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 두 명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서울에 도착했으며, 한 명은 특별요원이고 다른 한 명은 경호 요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9일(한국시간) 밤 술집을 돌아다니며 ‘바 호핑’을 한 뒤 숙소인 하얏트 호텔로 돌아오는 과정에 택시를 기다리던 한국 남성과 시비가 벌어졌고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국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은 뒤 본국 송환이 결정됐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도착 1시간 반 전인 20일 오후 4시께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CBS는 전했다.   CBS 방송은 20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문제를 일으킨 비밀경호국(SS) 직원 2명이 미국으로 송환됐으며 이들은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들이 한국 경찰 조사 당시 보인 행동 등을 근거로 마약 복용 가능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경호 업무를 담당하는 SS 소속 직원은 업무 시작 10시간 전부터 음주를 금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는 물론 해외 근무에서도 모두 적용된다.   앤서니 굴리에미 SS 공보실장은 “SS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지침 위반일 수 있다”며 “해당인들은 복귀한 뒤 휴직 조치될 것이며, 이로 인한 순방 일정의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인사에 대한 경호 업무를 담당하는 SS는 국토안보부 소속으로 편제돼 있다.한국 경호원 한국 경찰 한국 도착 한국 시민

2022-05-20

불체자도 '캘프레시' 혜택 필요

캘리포니아주에 영주권이나 합법적인 체류 신분이 없는 서류미비자중 절반가량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음식을 구하지 못하거나 식사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인 캘프레시(CalFresh) 수혜자격을 서류미비자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민정책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합법적 영주권이 없는 서류미비자의 45%가 음식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아동의 3명 중 2명은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에서만 약 50만의 서류미비 가정이 식료품이나 음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음식 결핍으로 신생아가 선천적 결함을 갖고 출생하거나 구강 부패, 천식, 고혈압과 당뇨, 정신건강 문제까지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저소득층 가정의 식료품 구입을 지원하는 캘프레시는 가족 중 1명이라도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일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족 모두 서류미비자일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한다.     LA한인타운을 관할하는 미겔 산티아고 가주 하원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가주민들은 건강한 삶에 필요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는 서류미비자에게도 해당한다”며 주 정부의 혜택 확대를 촉구했다.     한편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올초캘프레시 신청자를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55세 이상 저소득층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뉴섬 주지사가 현재 가주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서류미비자를 위한 3500만 달러가 포함됐다. 이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7월부터 약 160만 명의 가주민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된다. 장연화 기자불체자 혜택 서류미비자중 절반가량 혜택 확대 혜택 필요

2022-05-20

우크라이나 전쟁, 내면화된 참상을 고발하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감독 발렌틴 바시야노비치의 전작이며 2019년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상 수상작 ‘아틀란티스’에서 우리는 미래의 전쟁이 가져다줄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정적인 샷과 암울한 분위기의 미장센이 인상적이었던 ‘아틀란티스’에 이어 바시야노비치 감독은 ‘리플렉션’에서도 여전히 참혹한 전쟁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는 우크라이크 돈바스 지역에서 내전이 일어났던 2014년. 외과 의사 세르히는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입대했지만, 친러시아 반군에게 납치되어 포로가 된다. 그는 러시아군으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온갖 굴욕과 고문을 당하면서 잔인한 살육을 목격한다. 생명을 구해야 할 의사인 그에게 심한 고문으로 쓰러져 있는 포로들을 죽이라고 명하는 러시아군의 야비함은 세르히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우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다행히도 그는 석방되어 다시 편안한 중산층의 삶을 영위한다. 전처와 딸을 찾아가고 일상을 회복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어느 날 그의 아파트 창문으로 날아든 비둘기 한 마리로 인해 잊을 수 없는 과거가 그의 삶에 다시 트라우마로 되살아난다.     아내의 현 남편 안드레이는 전쟁의 최전방에서 싸운 경력을 지닌 군 동료이다. 그 앞에서 세르히는 자신이 누렸던 부르주아적 안락감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낀다. 딸 폴리나는 학교에서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 유리창이 온통 피(물감)로 범벅이 되어 마치 잭슨 폴락의 그림처럼 화면을 채운다. 딸 아이는  총격을 맞고 죽어가는 시늉을 한다. 전쟁의 혼란스러움은 그들의 일상에 잔영으로 드리워져 있다.     바시야노비치 감독이 스크린 안에서 창조해 내는 세계는 늘 암울하다. 그들의 내면 깊숙이에 잠재해 있는 전쟁은, 그 모든 어둠과 트라우마와 디스토피아적인 느낌들의 근원이다.     바시야노비치 감독의 지적 도발과 강렬한 반전 주제는 따뜻한 인간미로서 결말에 도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고통과 구원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일까, 그는 쉽게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빛이 어둡고 불안에 떠는 다른 한 곳을 비출 수 있다는 희망이 어슴푸레 보일 뿐이다.   모든 고통 속에서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속하고 있는 전쟁 속에서는 그저 한갓 환상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화장실로 용도가 변경된 밴에는 ‘러시아의 인도적 지원’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2014년 돈바스 내전을 모티브로 하는 ‘리플렉션’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이야기이며 전쟁 속 우크라이나 사회가 안고 있는 부조리에 대한 맹렬한 비판이다.  김정 영화평론가리플렉션 영화 리플렉션

2022-05-20

사라진 워터게이트 녹취, 코믹하게 상상 '18 ½'

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녹취 테이프 공개를 거부하면서 대신 백악관이 편집한 기록을 제출하기로 합의한다. 그러나 공개된 기록에서 18분 30초 동안의 통화 기록이 삭제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결국 법원은 닉슨에게 녹취 테이프를 특별검사에게 넘겨줄 것을 명령한다.     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영화 ‘18 ½’은 문제의 녹취 테이프 중 18분 30초가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곤 모두가 허구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설정은 작가의 상상력 안에서 창조된 픽션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백악관의 필사 담당 여직원 카니(엘라 핏첼라드)가 있다. 대통령의 대화나 전화 통화 등을 녹음한 녹취를 릴 테이프 기계에 걸고 헤드폰으로 들으면서 문서화하는 일이 그녀에게 주어진 일이다. 그녀는 매일 반복되는 필사 업무 중, 한 개의 테이프에서 18분 30초가량의 대화가 지워져 있음을 발견한다. 닉슨 전 대통령, H.R. 홀드먼 참모총장, 알 헤이그 장군 사이의 대화 내용이 사라진 것이다.     카니는 이를 언론에 알리기로 작심하고 언론사 기자 폴을 접촉한다. 두 사람은 녹취 테이프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다. 폴은 테이프를 가져가기를 원하고 카니는 자신의 수중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마침내 두 사람은 커플로 위장하고 해안가 모텔로 들어가 테이프를 듣기로 한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편집증이 표출되고 여러 명의 예기치 않던 사람들을 만난다. 두 사람은 모텔 주인, 폭탄 제조 전문가, 그리고 기이한 느낌을 주는 노부부 등과 함께 ‘미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모두가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인물들이다. 정치 스릴러와 괴팍한 코미디가 뒤범벅된다.     선댄스영화제가 상업화되는 것에 반발, 저예산 영화의 혁신성을 지향하는 슬램댄스영화제를창설한 댄마비쉬 감독의 영화들에는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장면들이 많다. 외부로부터의 스토킹, 거짓을 숨기려는 내부의 공포가 교차한다. ‘18 ½’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마비쉬의 표현은 결코 호러물의 스릴과 공포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코믹함, 그 악의적 코믹함에 다비쉬 영화의 매력이 있다.     지워진 18분 30초 동안에는 어떤 대화 내용이 들어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그 부분을 지웠는지에 대해서는 오늘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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